심리학과 생생후기(3)-왜 통계를 배울까?

심리학과 생생후기 세 번째 포스팅입니다. 심리학과에서는 연구 방법론(특히, 통계)에 대해 굉장히 중시한다고 여러번 말씀렸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에는 그 주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한다는 것
  2. 심리 통계의 활용 목적
  3. SPSS? R?



1.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한다는 것

 사람의 마음은 수 세기동안 블랙박스로 여겨졌다.

  통계에 대해서 말할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마음과 행동을 언급해서 당황하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심리학에서 통계의 역할을 설명드리는데 있어, 인간의 마음과 행동의 변산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라도 그들의 마음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지문이 서로 다르듯이, 마음과 행동은 천차만별입니다.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칙을 연구하는 것이 심리학의 주요 연구 과제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성질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절대적인 법칙을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탕과 같이 단 음식을 좋아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죠. 저는 홍어를 싫어하지만, 저와 같이 일하는 동료 선생님은 홍어를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이렇게 변산(variance)이 다양한 사람에게서 나름대로 보편적인 행동 양상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통계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칙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대체적으로 95%) 법칙을 발견하자는 것입니다. 즉 예외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인정할만한 것을 발견하는 것이 심리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통계의 원리입니다.


2. 심리통계의 활용 목적

  심리통계의 활용 목적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여러 목적이 있지만 우리가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마음을 연구하는데 있어 통계가 유용하고, 또 필수적인 도구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기술하는 것
  2. 여러 변인들 간의 관계를 발견하고 예측하는 것
  3. 차이를 검증하는 것

1)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기술하는 것

  많은 경우 단순히 현상을 기술(describe)하는 것 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접하는 여론조사가 이 사례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기술통계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빈도, 비율, 평균, 표준편차, 신뢰구간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면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심리학 연구는 행동 기술의 차원을 넘어, 변인들 간의 관계나 차이를 발견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2) 여러 변인들 간의 관계를 발견하고 예측하는 것

  예를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심리통계는 어떤 심리적 요인들 간의 관계를 밝히고, 더 나아가 예측하는데 활용됩니다. 이렇게 요인들 간의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현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 빈도를 줄이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겠죠?

3) 차이를 검증하는 것

 성별 차이나 특정 정신장애에서 어떤 행동적,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심리학의 주요한 연구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특정 집단이나 조건에 따른 심리적 변인의 차이를 검증하는데 통계가 사용됩니다. 특히, 인과관계를 검증하려는 목적으로 실험을 진행할 경우 차이를 검증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실험심리학을 배운 분들이라면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SPSS? R?

  심리학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일 것입니다. 여기에 언급된 것들은 우리가 통계분석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분석하는 것이 좋지?'라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드릴까합니다. 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일 잘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해라!

  학교에서 SAS나 R을 배웠지만 잘 못 다룬다, 그러면 'SPSS'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SPSS는 비효율적이다'고 생각하시면 R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통계분석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심리학에서 통계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통계치를 계산할 수 있는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문제가 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틀린 분석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통계 논리만 잘 익히면 됩니다. 특별히 방법론이 중요한 세부 전공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은 말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을 d드리려고 합니다.

  • 기계학습(예, 딥러닝)이나 빅데이터 처리에 관심이 있는 경우: R을 공부하세요!
  • 간단한 기술통계, 매개분석, 조절분석, ANOVA, t검증을 사용할 경우: SPSS 쓰세요!


  R의 장점은 무료로 배포된다는 것과 다양한 분석 도구들이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R의 확장성은 SPSS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기 때문에 융통성있고 다채로운 분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R언어를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점입니다. 참고로 SPSS보다는 R을 사용할줄 아는 연구자가 우대받고 있습니다.
  SPSS의 장점은 이용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는 R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분석 영역이 상당히 많이 제약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복잡한 통계 방법을 사용하는 심리학 분야는 적기 때문에, SPSS로 대부분의 연구 물음에 답을 할 수 있습니다. 평균의 차이를 검증하거나 매개, 조절분석정도까지는 SPSS로 가능합니다. 이럴때는 굳이 어려운 R을 사용할 필요가 없겠죠.

R은 언어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작동한다. R Studio를 설치하면 상황이 조금 나아진다.

SPSS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형식을 취해서 이용하기 편하다.



심리학과 생생후기 시리즈

심리학과 생생후기(1)-개요
심리학과 생생후기(2)-학부 생활: 심리학과 학부생활은 어떨까? (prev)
심리학과 생생후기(3)-왜 통계를 배울까? (now)
심리학과 생생후기(4)-대학원 준비, 어떻게 하지? (next)
심리학과 생생후기(5)-대학원 생활: 대학원생의 삶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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