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뇌도 다를까?

오늘 소개할 연구는 2018년에 게재된 따끈따끈한 연구로, 거짓말 빈도(확률)과 상관을 보이는 뇌의 기능적 특징을 조사했습니다(링크). 이 연구가 독특한 이유는 거짓말을 할 때가 아니라, 거짓말 실험 1주일 전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동안 스캔한 뇌영상을 갖고 분석을 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거짓말 빈도와 관련이 있는 휴식기 뇌의 특징을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집행 통제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뇌영역(예, 배외측 전전두피질) 외에 다양한 뇌영역의 특징이 거짓말 행동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 거짓말과 뇌영상

미래에는 뇌영상 기법이 폴리그래프를 대체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링크
  1. 사람들마다 거짓말 성향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매우 빈번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거짓말 자체를 안(못) 하는 사람들이 있죠.
  2. 거짓말 할 때와 진실을 말할때의 뇌활성화의 차이를 비교한 선행 연구들은 전전두피질, 전측 대상회, 두정피질 등 다수의 뇌영역이 거짓말을 할 때 활성화가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진실(TR, CR)을 말할때보다 거짓(LT, LN)을 말할 때 활성화가 증가되는 영역들(출처: 링크).
  3. 이 외에도 거짓말의 개인차를 조사한 연구들에 따르면,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 내측 전전두 피질(MFC), 두정 피질이나 피질하 영역의활성화하 거짓말의 빈도와 정적 상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이 연구에서는 이런 거짓말 성향과 관련 있는 두뇌의 특징을 휴지 상태 기능적 연결성(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를 조사해서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5. 만약 개인의 거짓말 성향을 지표화할 수 있다면 수사 장면에서 진술 신빙성을 따질때 고려해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 가능할 것입니다.


2) 연구 목적

  1. 이 연구는 네트워크로서 뇌의 기능적 구조를 분석하여 거짓말 성향을 예측할 수 있는 뇌영역들을 조사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과제가 없는 동안 뇌영상을 스캔한 후, 1주일 이후 참가자들이 진실되게 혹은 거짓된 반응을 선택하여 진행하는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이 과제에서 계산된 거짓말 빈도와 상관을 보이는 네트워크 특징을 조사했습니다.
  2. 뇌영상 스캔 시기가 과제(ultimatum game) 를 진행하기 1주일 전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제 수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뇌의 특징을 갖고 거짓말 성향을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3. 52명의 뇌영상 자료를 사용했으며, 기계학습 알고리즘(relevance vector regression)을 사용하여 거짓말 예측 모델을 생성한 후 타당성을 검증했습니다.
  4. 참가자들의 거짓말 빈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습니다.


    참가자별 거짓말 빈도표




3) 결과

  1. 회귀 분석 결과 - 이 연구에서는 두뇌 네트워크를 구성했을 때, 산출할 수 있는 여러 지표들 중 Nodal degree centrality(중심화 정도), Efficiency(효율성), betweenness(매개중심성)을 사용하여 거짓말을 가장 잘 예측해주는 두뇌 네트워크 지표가 무엇인지 분석했습니다.
  2. 그 결과 nodal efficiency가 실제 거짓말 정도를 가장 잘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주일 후 검사에서 거짓말 성향의 23%를 설명해주는 변인으로 나타났습니다.
  3. nodal efficiency는 정보 통합과 안정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이 특성이 높을 수록 해당 노드가 제거되었을 때 정보전달력의 손실 정도가 낮습니다.

    RVR 결과. Nodal degree centrality와 efficiency가 실제 거짓말 정도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거짓말 성향과 상관을 보이는 두뇌 영역 -  개별 뇌영역별로 살펴봤을 때 상당히 많은 뇌영역의 네트워크 특징(nodal degree centrality, nodal efficiency)이 1주일 후 과제에서 거짓말 빈도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전두 피질부터 두정피질, 피질하 영역까지  정말 많은 뇌영역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거짓말 성향을 유의하게 예측한 degree centrality를 보이는  뇌영역들이다. 원 크기가 클 수록 설명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거짓말 성향을 유의하게 예측한 nodal efficiency를 보이는  뇌영역들이다. 원 크기가  클수록 설명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4) 결론

  1. 거짓말 상황과 무관한 휴식기의 기능적 네트워크 특징(특히, nodal efficiency)이 이후 거짓말 성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뇌영상을 분석하여 거짓말의 개인차를 유의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의 주요 결과입니다.
  2. 기존에 거짓말을 할 때 활성화한다고 알려진 두뇌 영역들에서 유의한 상관이 발견된 것도 주목할만한 결과입니다. 이런 뇌영역들의 기능적 특징들이 뇌지문 검사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3. 이런 네트워크 성향이 거짓말 탐지에 사용되는 지표(예, 폴리그래프, ERP, 과제 기반 fMRI)와 어떤 관련성을 보이는지도 후속 연구에서 탐색해볼 주제입니다.


5) 마치며

  휴지-상태 fMRI는 개인의 비교적 안정적인 성향과 관련 있는 두뇌의 특징을 조사할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떤 병리(예, 우울증, 파킨슨, 조울증)나 성격 특질을 설명할 수 있는 뇌의 특징을 조사하는데만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거짓말 성향까지 예측한 것은 다소 의외의 시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던져볼만한 질문이 있습니다. '뇌구조가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해서 정말로 그 사람의 진술이 거짓말일까요?'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 그 사람이 말하는 모든 것이 거짓말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런점에서 이 연구는 현장에서 응용하는데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에서 발견한 지표들이 실제 거짓말 여부를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된다면, 뇌영상 기법을 이용한 뇌지문 감정법이 응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날이 올 수 있을까요? 저는  정치인들 청문회하는 동안 뇌영상이나 뇌파를 사용해서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상황을 꿈꾸고 있는데 가능할까요? 이만 연구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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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Tang, H., Lu, X., Cui, Z., Feng, C., Lin, Q., Cui, X., ... & Liu, C. (2018). Resting-state functional connectivity and deception: exploring individualized deceptive propensity by machine learning. Neuroscience, 395, 1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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