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논문 주제를 선정했으면 절반은 한 것입니다. "시작"은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논문은 최종 심사에서 승인을 받던지(학위논문) 혹은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학술지 논문)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 과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관문을 거쳐야 합니다. 많은 관문들이 있겠지만 저는 1) 선행 연구 고찰, 2) 가설 설정, 3) 자료 수집 및 분석, 4) 논문 작성 순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1. 선행 연구 정리
'이걸 연구해볼까?'라고 해서 연구 가설이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자신과 똑같은, 혹은 유사한 고민을 한 사람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자료를 검토해보는 것입니다. 흔히들 '선행 연구 고찰'이라고 부르는 과정입니다.
선행 연구들을 읽고 정리하면서, 배경 지식을 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기간은 짧으면 며칠, 길면 몇 개월 혹은 몇 년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기간의 마라톤을 위한 기초체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지식들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논문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다면 이 글(링크)을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무엇을 중점으로 봐야하나
아무 생각없이 논문을 읽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연구 목적을 잊지 않고 떠올리며 "나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은 1) 논지 전개 방법, 2)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이 있습니다.
1) 논지 전개 방법
논지 전개 방법을 읽으면서 이 논문이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주장을 이끌어가는지 볼 수 있습니다. 어찌됐건 논문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선배들은 어떤 방식으로 논문을 전개해나가나는지 벤치마킹을 하자는 것이죠. 잘 작성된 논문들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는것이 좋을지 머릿속에 구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메모를 해놨다가 논문을 쓸 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논문을 읽으면서 연구 대상으로부터 어떤 자료를 수집했고, 이 자료들을 어떻게 가공해서 결과를 냈는지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연구 대상, 자료 수집 방법, 통계 기법 등을 중점으로 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내 연구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를 구상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구현할 수 있는 연구인지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연구를 벌였다가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예를 들어, 뇌와 관련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없이 연구를 벌였다가 의미없는 결과를 얻어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실험 방법, 과제의 특성, 뇌파 혹은 fMRI의 특징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신경학적 자료만 수집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기대를 갖고 있었기 떄문입니다.
3. 내 연구랑 겹칠 경우 어떻게 해야하나
만약 내가 계획하고 있는 연구가 이미 진행되어있다면, 연구의 가치나 의미가 반감될 것입니다. 연구에서 재현(replicate)이 중요하긴 하지만, 최우선의 가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면 연구 주제를 다른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새로운 변인을 추가한다던지, 통제 변인을 고려한다던지, 자료 수집 방법을 달리한다던지(예, 실험) 등 연구 모델에서 조금이라도 차별을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수님(심사위원)은 모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1 댓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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