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갖고 오는 뇌의 구조적 변화

  오늘의 연구는 명상을 활용한 기법인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MBSR) 프로그램 전후로 뇌의 구조적 변화를 조사했습니다(링크). 마음챙김 명상은 심리적 웰빙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기법은 명상법과 불교의 영향을 받아 제안된 기법으로 온전히 자기에게 의식과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익힙니다.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심리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주제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8주간의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받은 사람들의 뇌 회백질 부피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1) MBSR

'마음챙김'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상을 떠올리면 된다.

  1.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은 명상, 신체 자각, 요가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내면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2. 이 프로그램의 초반에는 바디 스캔(body scan), 건포도 씹기 등 자신의 신체 감각을 느끼는 경험을 합니다. 그리고 긴장되어 있는 신체 근육을 이완시키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점차 늘리면서 내적 자각 능력을 향상시키게 됩니다.
  3. 간단하게 정리하면, 지금 현재의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입니다.
  4. MBSR 프로그램은 심리적 웰빙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외에도 불안, 우울, 물질 남용, 섭식 장애, 만성적 통증 등과 같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에도 효과적이 보고되었습니다.


2) 연구 목적

  1. 이 연구는 8주간 MBSR을 진행한 18명과 통제 집단 17명을 대상으로 두뇌 회백질 부피의 변화의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2. 이를 통해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프로그램, 더 나아가 명상이 뇌의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3) 결과

  1. 관심영역 - 해마(hippocampus): 이 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가진 영역은 해마입니다. 일반적으로 '해마'하면 기억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데, 맞는 얘기입니다. 해마는 기억말고도 다양한 기능을 관장합니다. 그 중 하나가 '자기참조'입니다. '자기(self)'와 관련있는 여러 기억 조각들을 연결하고 색인(index)을 만드는데 필수적입니다. 이 외에도 해마는 스트레스 조절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졸)이 해마의 부피를 축소시킨다는 보고가 있고, 정서적 기능장애를 주 문제로 하는 정신장애 환자들에게서 해마의 부피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능과 관련 있는 해마의 부피가 MBSR 프로그램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마의 부피가 증가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해마의 기능을 고려해볼 때 MBSR 프로그램 기간동안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었거나(정신건강이 향상되었거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능력이 향상됐음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좌반구 해마의 부피가 MBSR 프로그램 이후 증가했다. 

  2. 전체 뇌 영역 조사: 해마 외에도 후측 대상회(posterior cingulate cortex, PCC), 측두정엽(temporal parietal junction, TPJ)나 소뇌(cerebellum)의 부피가 8주간 MBSR 프로그램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영역들도 대부분 자기-참조 처리에 관여합니다. 소뇌는 운동 협응이나 실행을 이끄는 뇌영역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들어 인지적, 감각적 기능이 조명되고 있습니다.

    MBSR 프로그램 이후 부피가 증가한 후측 대상회, 측두정엽, 소뇌의 위치

4) 결론

  1. MBSR 프로그램 이후 자기참조와 스트레스 처리에 관여하는 뇌영역들의 부피가 증가했습니다. 두뇌의 구조적 변화는 심리적 웰빙이나 정신건강의 향상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2. MBSR의 작동 기제를 설명할 수 있는 신경학적 기반들을 발견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3. 그렇지만 표본 크기를 더 늘렸을 때 이런 결과가 재현되는지(replicate)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성인들 외에도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MBSR 이후 두뇌 구조적 변화를 탐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5) 마치며

  심리학 분야에서 명상을 응용한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음챙김'에 대한 수많은 서적들이 매일 출판되고 있고 학술연구지에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반면, 몇몇 연구자들은 마음챙김의 효과를 조사한 연구들의 편향성과 방법론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합니다(링크). 내면을 돌아보고 자신의 감각, 욕구, 감정 등을 느끼는 것이 심리적 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내적으로 완벽하게 통제된 실험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만, 엄격한 방법론을 통해 MBSR의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합니다.
  그동안 이런 프로그램의 효과는 사람들의 자기보고식 설문지나 행동적 지표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뇌영상 기법이 대중화되면서 심리행동적 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신경학적 변화를 제시하여 제품의 효과를 홍보하는 뉴로 마케팅(neuromarketing)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TV, 지면 광고에서 뇌영상이나 뇌파를 이용한 광고를 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이만 연구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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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Hölzel, B. K., Carmody, J., Vangel, M., Congleton, C., Yerramsetti, S. M., Gard, T., & Lazar, S. W. (2011). Mindfulness practice leads to increases in regional brain gray matter density. Psychiatry Research: Neuroimaging, 191(1), 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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