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위한 연구를 한다는 것


연구원 4년차가 시작된지 얼마 안 됐다. 작년을 되돌아보니 4편의 등재지 논문을 게재했다. 첫해(1편), 둘째해(2편)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논문 게재수가 늘어나서 기쁘기도 하지만, 올해는 작년만큼 의욕적이지는 않다. 내가 '연구'를 제대로 하고 있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연구의 정의로 되돌아가보자.

연구
 
(硏究) [연ː구] 발음듣기 
중요도 별점 
[명사]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하여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여 진리를 따져 보는 일.

세상의 진리를 따져보는 일이 연구라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있는 연구들이 진리추구 활동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내 연구는 가치있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가 어렵다. 

나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될까?

  연구원으로 일하다보면 실적의 압박을 느낄수밖에 없다. 매년 성과평과의 지표로 몇 편의 논문을 게재했는지, 그 논문이 (S)SCI급인지 KCI급인지 따져가면서 점수를 매긴다. 그러다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결국 내가 밥값을 하기 위해서는 논문을 써야한다. 논문 실적의 압박을 느끼게 되고 생각은 단편화돼간다. '연구의 가치'보다 '논문 게재 가능 여부'만을 따지고 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되니 회의감도 든다. 다시 말해, 학문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더 나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 탐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실적을 위한 연구를 하게 되면 공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는 왜 연구를 하는가?

본질적으로 무엇 때문에 연구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연구의 가치를 생각해봐도 되고, '진리 탐구'의 측면에서 연구의 가치를 따져봐도 될 것 같다.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게 필요하다. 단순히 실적을 채우기 위해 논문을 쓰는 것은 이제 지양(止揚)해야 할 것이다. 이걸 잊지 않고 논문을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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