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못하는 사람과 잘 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오늘 소개할 연구는 스타크래프트2라는 게임의 초보와 중수, 고수 간의 인지행동적 차이를 조사한 연구입니다(링크). 게임을 해보지 않은 분들은 전혀 생각치도 않겠지만, 몇몇 게임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섬세한 정보처리와 행동들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복잡한 행동의 연쇄과정을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게임 성적이 우수할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복잡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2의 초보와 고수가 어떤 처리과정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봤습니다.



1) 스타크래프트2

스타크래프트 2

  1.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후속작입니다. 예전 스타크래프트1만큼의 명성을 잇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온라인 게임입니다.
  2. 간단하게 설명을 하면 복잡한 체스게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략을 세워 자원을 수집하고 유닛들을 생성하여 상대방의 기지를 쓰러뜨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3. 게임 내 성적에 따라 등급(브론즈, 실버, 골드, 플레티넘, 다이아몬드, 마스터)이 정해집니다. 
  4. 자원을 생성하고 유닛들을 조종하는 것이 중요한데, 유닛들마다 조작 방법이 다르고 상성관계가 설정되어 있어 단편화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즉 유동적으로 상황에 적합한 전략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이런 복잡한 판단 과정과 조작을 경험하면서, 인지적 운동 기술이 학습됩니다. 


2) 연구 목적

  1. 이 연구는 3360명의 스타크래프트2 이용자들의 자료를 분석하여 게임 등급에 따른 인지적 운동 기술의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2. 이를 통해 복잡한 판단과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상황의 학습에 있어 어떤 요인이 성과를 결정짓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3) 결과

  1. 등급에 따른 차이: 기본적으로 고수(Professional)들은 하수(Bronze)에 비해 게임 내 행동의 수행 빈도(APM)이 높았습니다. 즉 고수들이 더 많은 명령을 내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음으로는 지정키(hotkey)를 많이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수들과 달리 고수들은 유닛들을 일일이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지정한 버튼을 통해 호출하고 통제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지각-행동 순환(perception-action-cycle, PAC)이 많았고 간격도 짧았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미니맵을 많이 사용했다던지 일꾼들을 많이 생산했다던지하는 차이가 있지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 고수와 하수를 결정짓는 것: 조금 전에 지각-행동 순환(PAC)가 스타크래프트2의 고수와 하수를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좀 더 살을 덧붙여 설명하자면, 고수들은 초보들보다 유닛들을 선택하고 명령을 옮기는데 있어 빨랐다는 것입니다. 또한 어떤 명령을 내리고 다서 다음 명령을 내리는데 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짧았습니다. 즉 쉴틈없이 명령을 내렸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결론

  1. 스타크래프트2 고수들은 하수들보다 더 빠르게 판단하고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2. 이것은 단순히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발생하는 차이가 아닙니다. 끊임없이 최선의 수(手)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복잡한 인지적 행동 기술입니다. 게임의 목표(승리)와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행동, 다시 말해 목표 지향적 행동을 집행(executive)하는데 있어 초보들과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게임 내에서 분석하는 행동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게임을 소재로 인지 운동적 학습 과정을 연구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5) 마치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게임, 하면 쾌락적 감정을 추구하는 목적에 초점을 맞춥니다. 게임이 긍정적인 정서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행동 연쇄를 익히고, 상위 인지 과정을 검토하여 결정을 내리는 정보처리가 필요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후자의 정보처리에 초점을 맞춰서 효과적인 인지 운동적 기술이 무엇인지 보여주었습니다.

항상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생각했다.

  현재 스타크래프트1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이영호 선수가 했던 말입니다. 끊임없이 생각해서 상대방의 다음 수를 예측하고 최적의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런점에서 프로게이머가 게임을 할 때 고차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뇌영역의 활성화가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생각"하면서 게임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생각 없이 게임을 던지는 행동은 자제해보는게 좋겠습니다. 미니맵을 체크해서 주변에 동료들은 있는지 숨겨진 적들이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적진에 들어가보시는건 어떨까요? 아, 게임 안 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면 게임을 삭제하는게 더 좋겠네요(링크)! 이만 연구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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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Thompson, J. J., Blair, M. R., Chen, L., & Henrey, A. J. (2013). Video game telemetry as a critical tool in the study of complex skill learning. PloS one, 8(9), e7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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