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뇌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까?

오늘 소개할 연구는 비만인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들의 뇌의 구조적 특징의 차이를 조사했습니다(링크). 전 세계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죠. 비만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음식(보상)이 가져다 주는 강화효과도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이런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뇌과학자들은 보상 처리 기능의 결함과 비만의 관련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비만인과 정상 체중인의 두뇌 보상회로의 구조적인 차이(회백질 부피, 연결성)를 분석했습니다.


1) 비만

 Body Mass Index(BMI)는 비만 여부를 알려주는 간단한 지표 중 하나다.

  1. 비만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30%가 비만 위험이라는 통계도 보고되었습니다.
  2. 음식은 그 자체로 보상(reward)의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두뇌의 보상회로의 활성화가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됩니다. 음식 소비를 통제하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에게서 보상회로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3. 우리 뇌의 보상 회로는 측핵(nucleus accumbens), 안와 전두 피질(orbitofrontal cortex) 피각(putamen) 등의 뇌영역들을 포함합니다.

    보상 처리에 관여하는 뇌 영역들.
  4. 비만에 대한 신경영상연구들은 비만이 음식의 보상가와 현저성을 처리하는 기능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시사합니다. 대체로 비만인들은 음식자극을 봤을 때 보상관련 뇌 영역의 활성화가 더 증가합니다. 이는 몇몇 중독 유형에서 관찰되는 속성과도 비슷합니다. 


2) 연구 목적

  1. 이 연구는 diffusion weighted imaging (DWI)라는 방법을 이용하여 비만인과 정상체중인 간의 보상회로의 연결성 차이를 조사했습니다. 선행 연구들은 개별 뇌 영역을 조사했다면, 이 연구는 영역들 간 연결의 수나 연결 패턴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2. 이를 통해, 비정상적인 음식 섭취와 관련 있는 두뇌 보상 회로의 속성을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분석한 "보상 네트워크". 네트워크 분석은 영역들 간 연결패턴의 속성을 분석한다.

  3. 31명의 건강한 비만인과 32명의 정상체중인을 비교했으며, 이들은 BMI와 허리 둘레를 제외하고 나이나 성별 등의 속성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두 집단 간 BMI와 허리 둘레 외에 차이를 보이는 속성(나이, 성별 분포, 지능 등)은 없었다.



3) 결과

  1. 보상 처리 영역의 회백질 부피 차이 - 보상 처리에 관여한다고 생각되는 뇌영역들의 부피에서는 비만인과 정상체중인 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비만집단과 정상집단의 회백질 부피 특성. 회백질 부피상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2. 두뇌 보상 네트워크의 차이: 여기서 DWI 영상을 분석하여 계산할 수 있는 NOS(number of streamlines)와 FA(fractional anisotropy)는 뇌의 구조적 연결성을 반영하는 지표들입니다. 대체적으로 정상체중인들에 비해 비만인들에게서 연결성과 관련된 지표가 감소해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개의 지표(NOS Strength, NOS Clustering, FA Strength, FA Clustering)에서 모두 차이가 관찰되는 뇌영역은 없지만 5번(측핵)이나 3, 8번(미상핵)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관찰됩니다. 측핵과 미상핵은 선조체(striatum)를 구성하고 있는 뇌 영역으로 보상에 접근하는 행동과 쾌락(pleasure) 감정 처리에 관여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이런 연결 패턴의 감소가 기능 결함과 관련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비만인과 정상 체중인 간에 일부 두뇌 네트워크 속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4) 결론

  1. 비만인들과 정상 체중인들 간에 두뇌 보상 회로의 일부 연결성 속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두드러지는 특성은 연결성과 군집성이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2. 음식이 주의를 끄는(salient) 보상 자극이라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이렇게 변화된 보상회로의 속성이 비정상적인 음식 섭취를 일부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음식을 더 추구하게 만들거나, 배가 부르지만 음식 섭취를 멈추지 못하는 통제 결함과도 관련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 방법론적으로 몇 가지의 한계(예, 보상 관련 뇌 영역의 선택, MRI의 해상도)가 있지만 비만과 같은 건강 문제에 뇌의 구조적 특징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5) 마치며

  비만이 단순히 체중 증가와 관련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많은 연구들에서 비만이 충동 조절이나 보상 처리의 결함과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비만이 일부 뇌의 속성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대로, 이런 뇌의 속성 변화가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만이 신체뿐만 아니라 뇌나 사람의 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섭식 문제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중독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체중 증가만 갖고 비만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비만 자체가 인지기능이나 성격의 병리적인 문제를 유발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개입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낙인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일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도 구체적인 개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만이 국가적으로 신경쓰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비만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 보는 것이 맞는건지, 아니면 고려해야할 부수적인 요인이 더 있는지도 생각해볼 문제이겠네요. 이만 연구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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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Marqués-Iturria, I., Scholtens, L. H., Garolera, M., Pueyo, R., Garcia-Garcia, I., González-Tartiere, P., ... & Sanchez-Garre, C. (2015). Affected connectivity organization of the reward system structure in obesity. Neuroimage, 111, 1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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